검찰이 관(官)피아(관료+마피아)로 불리는 민관 유착 비리 척결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대검찰청은 21일 김진태 검찰총장 주재로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열고 ‘관피아’ 부패 척결을 위해 전국 지방검찰청에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관련 비리를 집중 수사하기로 했다. 전주지방검찰청도 전국검사장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토대로 특별수사본부 구성에 들어갔다. 검찰은 전라북도 실정에 맞는 공공기관 비리, 정부 업무를 위탁받아 대행하는 협회 등 수사대상을 선정하고 비리척결에 나설 예정이다.
검찰이 본격 시동을 건 ‘관피아’ 수사는 퇴직관료가 산하 기관이나 민간업체로 자리를 옮겨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이익을 대변하는 범죄행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전국적인 ‘관피아’로는 해피아(해수부), 산피아(산업부), 국피아(국토부), 교피아(교육부), 금피아 또는 모피아(경제·금융), 원피아(원전), 철피아(철도), 군피아(국방부), 소피아(소방), 세피아(세무) 등이 조명되고 있다.
전북에도 이러한 ‘관피아’가 있다. 전북지역 ‘관피아’는 전라북도와 14개 시·군 자치단체의 출연기관, 유관단체, 협회 등에 퇴직 공무원이 고위직 자리를 꿰찬 경우이다. 퇴직 공직자라고 해서 모두 ‘관피아’로 몰아선 안 되지만, 전북지역 상당수 공공기관 고위직은 퇴직 공직자가 낙하산식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임기가 끝나면 자신의 자리를 후배 공직자들에게 대물림해주기도 한다. 전북지역도 공공기관과 공기업, 협회, 대학, 연구원 등 관련 기관의 낙하산 인사 현황과 민관 유착 비리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6.4 지방선거가 끝나면 선거 참모나 측근을 중심으로 한 ‘관피아’와 함께 지역 내 ‘정피아’(정치인+마피아)도 걱정이다. 자치단체장이 바뀌면 자치단체 산하 공기업 등 공공기관, 협회 등의 고위직이 단체장 측근으로 물갈이되곤 한다. 도지사와 교육감, 시장, 군수 등 단체장이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하는 출자·출연기관 등 공공기관의 자리가 많다.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후보들에게 사람이 몰리고 줄을 서는 이유이다. 선거 이후 공공기관의 고위직 자리를 꿰찰 수 있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 선거가 끝나면 비서실장, 협회나 재단의 이사장, 처장, 사무국장 등에 캠프 출신 누가 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다. 지방선거 이후 지방권력 교체기를 맞아 지역 내 ‘관피아’, ‘정피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