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16 전북일보] 세월호 농성 1년, 전주는…
서울 광화문광장 빼고 전국 유일 농성장 / 시민단체 떠난 뒤에도 자율적 후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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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남문 농성장에서 열린 시민총회에서 시민들이 농성장 운영 방식에 대해 논 의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농성장을 제외하면 전주 남문농성장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25일 세월호 참사 전북대책위원회(이하 전북대책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유민아빠’의 단식농성을 계기로 설치한 천막농성을 308일만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북대책위의 천막농성 중단 결정 전부터 천막농성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고민에 빠졌고, 이 농성장 중단에 대한 소식을 SNS를 통해 시민들에게 알렸다. 이를 본 몇몇 시민들은 삼삼오오 농성장에 모여 시민들의 자발적 힘으로 천막농성을 유지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후 시민들은 그동안 천막지킴이로 참여해왔던 시민들에게 연락하고, 농성장에 김치와 쌀·과일 등 생활용품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시민을 비롯해 관광객들에게 세월호 남문농성장의 의미를 설명하는 한편 농성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그러나 정당과 시민단체에서도 농성 장기화로 인한 부담을 호소하는데, 과연 시민들 스스로 밤낮 없이 농성장을 지켜야하는지에 대한 걱정과 고민도 많았다.

이 가운데 농성장 존폐를 고민하던 시민들은 농성장 유지를 위해 또 다른 시민들의 의견과 지혜를 모으기로 했다.

그러던 중 지난 1일 시민들 스스로 총회를 열어 각자 역할을 분담해 웹자보(인터넷판 대자보)를 만들고, SNS를 통해 농성장 지키기에 참여할 시민들을 모집하기로 했다. 또한 시민총회에서는 ‘세월호 풍남문농성장’이란 기존 농성장의 명칭을 ‘세월호 남문농성장’으로 변경했다. ‘풍(豊)’이란 글자에 사대주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 전주 세월호 남문 농성장 전경.

시민총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세월호 전주 남문농성장을 대표하는 인물을 세우지 않기로 했다.

시민은 누구나 평등하며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가진다는 인권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소수가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회비도 받지 않는다. 자율적인 후원으로 운영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국가 또는 사회의 모순과 이익으로 뭉친 패거리 행태에 굴하지 않고 진실규명을 위해 서로 소통하며, 이를 위한 노력을 게을지 하지 않는다는 대명제를 세웠다.

세월호 남문농성장에 모인 대다수의 시민들은 자식을 잃은 부모로서 세월호가 이대로 잊혀져서는 안된다는 절박하고 간절한 심정으로 모인 사람들이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됐던 천막농성장이 시민들을 이끌었다면, 이제 시민들이 직접 주체가 돼 새롭게 천막농성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매우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이 시민들의 자발적 힘이 어떻게 발휘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또 이러한 활동이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얼마의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이러한 자발적 시민모임이 시민운동의 새로운 방향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도 크다.

△시민운동 역사에 한 획

이러한 시민들의 자발적 천막농성장 유지 활동은 향후 세월호 참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단체 중심에서 벗어나 시민 스스로 사회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세월호 남문농성장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물론 이곳에 모인 시민들은 세월호 남문농성장 유지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에 대해 조심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동안 시민단체가 주도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캠페인과 집회 등을 이제 시민 스스로 해야하는 어려움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예상되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기존의 낡은 천막을 교체하기로 하고 지인들과 함께 모금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또한 다른 많은 시민들이 모금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활동은 높고 단단한 벽을 무너뜨리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민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게 되면 잊혀져 가고 있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이 다시 뜨겁게 타오를 것이다.

● [세월호 전주 남문농성장은] 시민 누구나 운영 참여, 회의도 공개

세월호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농성장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실제 전국적으로 서울 광화문 농성장과 전주 남문농성장만이 남아 있다.

이 중 광화문 농성장은 지난해 7월 세월호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가면서 참사의 아픔과 분노를 대변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그 의의가 큰 곳이지만 현재는 존폐일로에 있다.

보수단체의 철거요구가 잦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농성장 철거요구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주 세월호 남문농성장의 경우에도 각계각층에서 철거요구가 비등하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 아파하는 시민들은 시민단체가 물러난 자리를 자발적으로 메우고 있다. 전주 세월호 남문농성장이 그 예다.

세월호 남문농성장은 이런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누구나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운영회의도 공개를 원칙으로 하며, 따로 대표를 세우지도 않는다.

이와 함께 농성 참가자들은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등 세월호 남문농성장 유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누군가에는 잊혀진 문제로도 비춰질 수 있는 세월호 참사를 부모의 심정으로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한 시민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세월호 남문농성장을 빛내고 있다.

  
▲ 문태성 평화주민사랑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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