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054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장애등급심사라는 것

2011/04/08 15:50 분류없음

 

1. 옆지기 어머니를 모시고 장애등급심사를 새로 받으러 갔다.

양다리가 거의 완전 마비되었던 것을  불굴의 의지로 다시 살려놨으나, 아직도 혼자서는 집 밖에 나갈 수도 없다. 겨우겨우 화장실에 가는 정도로는 회복되셨다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없이는 일상생활이 되지 않는다.

 

재활치료를 받았던 병원에서 여러 시간을 기다려 검사를 받았다.  그 서류를 냈더니 이번에는 보완 검사 자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근전도 검사 결과와 또 무언가를 제출하라고, 요구 서류를 내지 않으면 장애등급지정이 취소될수도 있다고 했다.

 

2. 검사 비용이 두번 합쳐서 40만원 가까이 나왔다. 이런 개같은 경우가...욕이 나오지 않을리가...그러니까 그 비싼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장애인은 아예 등급 심사를 신청하지도 못할 판이다. 몸 아픈 사람더러 여러번 병원을 오라 가라 하는 번거러움을 제치고도 정도가 너무 심하다. 듣자니 그러고도 장애 등급이 깍일 수도 있다고 했다. 검사 비용은 당연히 전액 자비부담이라고 냉정하게 잘라 말하는 병원 직원에게 '뭐가 어째야?'하고 화를 낼 뻔 했다.

 

3. 힘든 몸으로 오라가라 하는 버거로운 비싼 검사도, 그걸 전부 제 돈으로 내야 하는 것도 규정으로는 틀린 것이 없다. 새로 바뀐 '장애등급심사' 제도가 그렇게 요구한다. 병원에서는 검사 자료만 받아서 내고, 등급심사는 국민연금공단에서 다른 지정 의사가 하게 되어있다. 해당 장애인을 직접 보지 않은 등급 심사자는 서류로만 등급을 판정한다. 내야 할 서류는 엄청나게 되고, 감당하기도 힘든 비싼 검사도 추가로 요구하는 것이다. 등급 심사 방법을 이렇게 바꾼 이유가 '거짓 수혜자'가 안 생기게 하는 것이라니, 한 치 의심도 없이 '정밀한' 등급을 부여하려면 또 무슨 검사를 받아야 할 지도 모른다. 의심이 이 등급 심사의 기본 취지다...

 

4. 장애인 단체들이 진즉부터 문제제기 한 줄 안다. 조금씩 움직인다고, 화장실에는 갈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움직인다고 아무런 도움이 필요 없는 것이 아니다. 장애 등급 지정이라는 것이 저들 말대로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취지라면, 심사를 담당한 자들이 한번이라도 장애인을 직접 대면하고 관찰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류를 뒤적이다가 이것 저것 내라고 명령할 일이 아니라, 그이가 사는 모습을 직접 와서 보고 듣고 묻고 결정할 일이다. 그래야 정말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를 알 것 아닌가?

 

5. 서울 아닌, 먼 이 지방 동네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저상 버스' 도 없다. 저상 버스는 커녕 일반 버스 조차도 한 시간에 몇 대 없다.  특정 장애인 지원도 별것이 없고, 그렇다고 일반 시설이나 대중 교통 수단도 마땅찮은 이 동네 장애인들은, 이유 불문하고 검사비용 수십만원을 '먼저' 내지 못하면, 그나마 몇개 장애인 지원이나 관리도 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니, 그래서 돈 없으면 그냥 집안에서 숨이나 쉬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liberation/trackback/133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정의공감 2019년12월호 인터뷰] 현장활동가의 시선 - 장애인시설, 문제점과 해결방안 file 사랑방 2019.12.16 333
공지 여러분은 이번 총선에서 누굴 낙선시켜야겠습니까? 어느당을 지지해야겠습니까? file 사랑방 2016.04.11 1980
227 여전히 장애인을 볼모로 상상하기도 싫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랑방 2012.06.22 105676
226 전북공동모금회'시민감시위원회'는 감시를 받아야 할 지경? file 사랑방 2011.08.24 47012
225 전북도 "복지법률지원단(주민권익옹호센터)" 설립하자!! 문태성 2012.07.31 44007
224 [고발합시다] 전북도 진보교육감 고발장(초안) 3 file 문태성 2012.02.27 42717
223 [언론모음] 전북 김완주도지사 - 김난주 또 하나의 이름!! file 사랑방 2013.04.08 38521
222 [연합뉴스] 소득·재산 초과자 14만명 복지 혜택 중단 문태성 2012.10.04 37877
221 전주시장에게바란다. 에 글올리기-성폭력사건 가해자인 장애인재활시설 원장을 즉각 파면하라! file 사랑방 2013.05.01 36235
220 전라북도는 덕진종합경기장 개발사업에 대하여 철저하게 감사하라! 전주시민회 2012.03.30 35481
219 [전북도교육청 홈페이지] 이젠 글 삭제 그만 하세요! file 문태성 2012.02.06 34432
218 전북도 자체사업복지예산이 _꼴찌_라는 사실을... file 문태성 2013.04.03 34059
217 전주시내버스 회사 자산현황은 자본 완전잠식=사업면허취소 대상 file 사랑방 2012.05.11 34047
216 전북도지에게 바란다. 에 글올리기-성폭력사건 가해자인 장애인재활시설 원장을 즉각 파면하라! file 사랑방 2013.05.01 33089
215 [교육감에게 바란다]진보 교육감이라고 다를 줄 알았더니... 사랑방 2012.01.18 30738
214 [성명서] 5년이나 지난 케케묵은 쌀이 아이들 급식에 웬 말인가! file 전주시급식운동본부 2013.04.30 29938
213 김완주 도지사는 약속을 지켜라. 2012년도 중고신입생, '새내기 교복지원' file 약속을 지켜라! 2012.06.28 28941
212 [2013.5.13 기자회견] 언론 기사모음 및 모니터 자원활동 안내 사랑방 2013.05.14 28582
211 사회복지서비스 신청권 제도 기대효과와 개선방안 1차 file 사랑방 2011.07.14 24341
210 [토론회 언론기사 모음] 국기초법 문제점과 전북지역 피해사례 발표 사랑방 2012.11.20 24033
209 사랑방 홈피 메인메뉴가 깨져보이네요. 2 file 민생경제연구소 2011.06.01 23888
208 이마트 헌법을 준수하라~ file 사랑방 2013.02.06 2349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12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