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내기에 그친, 박근혜표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

수급자의 권리성 약화시키고 일부 수급자수 증가만 도모

대규모 사각지대 존치한 채 미약한 수준 보장하는 수급자수 증가 

최저생계비 폐지, 예산 맞춰 재량으로 정하는 최저보장수준으로 대체

국가책임 축소 및 수급자 권리 약화는 과거로의 역행

 

정부는 어제(10일) 제4차 사회보장위원회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방안’을 확정하고 이를 통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현재 83만 가구에서 최대 110만 가구로 약 30%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된 생계급여액 중위소득 30% 보장은 ‘경제상황 및 재정여건 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2017년까지 중위 30% 수준으로 조정 검토’로 후퇴했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일부 완화했지만, 대다수 비수급빈곤층은 그대로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이찬진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의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방안은 실질적인 보장수준을 낮추고, 일부 확대된 수급자 규모만을 강조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평가한다. 또한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이 수급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면, 모든 국민의 최저생활 보장이라는 국가의 의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거꾸로 되돌리는 퇴보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정부는 이번 발표내용에서 ‘최저보장수준’ 지원을 법률에 명시하여 권리로서의 급여 성격을 유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설명과 달리 현 개편안에서의 최저보장수준이란 보장수준 자체가 법률에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고 있어 임의적으로 책정될 수 있다. 결국 최저생계비 개념을 폐지하고 정부의 재정형편에 맞게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알아서 결정하도록 하는 개편인 것이다. 권리로서의 급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득인정액과 급여를 합하여 최저생계비 이상의 생활수준을 법률에 의해 확정된 권리로서 보장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기본 골격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상대적 방식의 기준을 도입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저보장수준의 개념, 수준, 결정 방식이 법률에 명백하게 명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수준은 정부예산의 범위 내에서 자의적으로 결정되어 수급자의 기초생활을 보장하지 못할 수 있다. 정부의 각 시책별로 임의적으로 결정되는 최저보장수준이란 권리성 급여를 폐기하는 시대에 역행하는 궤변일 뿐이다. 한마디로 정부의 개편 방안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법을 수급자의 권리성 급여에서 행정부의 재량형 급여제로 전락시키는 것으로, 우리 사회에서 기초생활의 보장이라는 대의를 포기하는 개악에 가깝다. 

 

또한 정부는 All or Nothing의 선정기준을 다층화하여 탈수급 유인 제고하겠다며 생계급여는 중위소득 30%(2013년 4인가족 115만원)이하, 의료급여는 중위소득 40%(155만원) 이하, 주거급여는 중위소득 43% 이하(165만원), 교육급여는 중위소득 50%(192만원)이하를 기준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매년도 고시되는, 국가가 책임지는 최저생활보장에 대한 가구별 금액 기준선이 사라진 채 정부에서 제시하는 방침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실제 대상자선정기준 및 급여는 예산에 맞춰 행정부의 재량대로 결정될 것이므로 수급자들의 권리는 크게 후퇴된다. 또한 정부 발표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열악한 상황에 있는 취약계층의 혜택을 줄이고 수급자의 수만 늘리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계급여의 경우 ‘경제상황 및 재정여건 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2017년까지 중위 30% 수준으로 조정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공청회 등에서 밝힌 중위소득 30%보장에서도 후퇴했다. 가장 기초가 되는 생계급여 선정기준부터 현행 최저생계비에서 수준에서 크게 후퇴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급여축소일 뿐이다.

 

   주거급여의 경우 가구당 지급되는 월평균 주거급여는 11만원으로 평균 3만원 증가에 그쳐, 급등하는 현재의 주택임대시장을 반영하지 못하는 등 유명무실한 주거보장이 될 것으로 보이며 민간위주로 공급되는 우리나라 주택임대 시장을 고려하면 임대료 상승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또한 급여가 분리되면서 수급이 탈락되거나 되거나 주거유형별 급여액이 조정되기 때문에 아무런 보장을 받지 못하거나 급여 수준이 삭감되는 가구가 늘어나는 등 제도의 사각지대 발생과 급여 삭감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를 대비해 이행급여를 보장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한시적인 대책일 뿐이다. 이렇게 예산에 맞춰 수급자의 실질적인 보장수준을 낮추고 일부 확대된 수급자 규모만을 강조하여 정부가 ‘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 최대 110만 가구로 늘어난다’며 자화자찬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개별급여 도입은 현재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내에서 좀 더 효과적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공공부조의 기본 원리에 충실하고, 분절된 개별급여가 시행되지 않게 되려면 유기적으로 연계된 급여체계 개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개별 급여의 전제는 탈수급과 탈빈곤을 저해하는 주거, 의료, 교육의 욕구를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제도화하여 탈수급 촉진의 기제를 만드는 것이 되어야 한다. 현재의 통합급여는 중복으로 받지 않아도 될 급여를 받고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통합급여 위에 비수급, 차상위계층을 위한 개별급여가 없었던 것이다. 각 급여별로 선정기준을 달리하는 다층구조의 마련은 필요하지만, 권리성 급여를 유지하는 핵심 개념인 최저생계비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 선정기준과 급여기준으로서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 발표와 같이 주거급여는 국토교통부, 교육급여는 교육부 등으로 개별급여가 부처에 나뉘어 운용된다면, 제도의 통합력은 현저히 약화될 것이며,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 정부는 주거복지팀의 별도 구성 추진을 밝히고 있는데, 이를 통한 불필요한 행정 낭비와 현장의 혼란 등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다른 부처에서 관장하는 개별법과의 조정 수단 마련 및 개별급여 도입으로 인한 현장의 혼란을 대비하고 방지하기 위해 행정적 수요 증가 예측 및 이를 위한 전달체계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 지자체 별 상황을 고려하여 행정, 건축, 복지직 공무원 및 수탁기관 파견인력으로 구성욕구별, 맞춤형 기초생활보장, 나아가 보육 등 사회복지서비스에 필요한 사회복지직 공무원 수요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또한 차제에 복지국가 실현에 부응하도록 기초자치단체의 지방공무원의 직제 및 직렬 중 사회복지 직렬의 비중과 정원을 대폭 증원하는 방향으로 법령 및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명심해야 할 것은 국민기초생활보장이라는 헌법적 근거에 따라 최저생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명시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반드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대규모 사각지대를 양산하는 부양의무자 문제의 효과적인 개선 및 수급자의 최저생계를 보장하지 못하는 최저생계비의 비현실성 문제, 재산 소득환산제의 비합리성, 간주부양비, 추정소득 등의 문제다.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 117만 명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장기적인 청사진이 마련되지 않은 채,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판정기준을 일부 완화하고 일부 교육급여, 주거급여만 미흡하게 제공받는 수급자를 늘리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의 증가로 인해 보편적 복지제도가 확대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은 여전히 취약하다. 심화되는 양극화 및 근로빈곤층의 증가로 잠재적 빈곤층이 양산되고 있으며 헌법에서 규정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제도적으로 구현한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빈곤심화 등의 사회현실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가 위에서 제시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핵심적인 문제들을 외면한 채, 모양만 그럴싸한 맞춤형 급여를 도입한다면, 이는 수급자의 욕구를 예산에 맞춘 것에 불과하며 한두 가지 혜택으로 모든 것을 끝마치는 '마침형' 복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출처: http://www.peoplepower21.org/Welfare/107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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