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22 뉴시스] 관피아 척결 의지없는 정부…퇴직 고위공무원 92% 재취업

링크주소-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0822_0013124734&cID=10305&pID=10300

【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정부가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위해 공직자들이 퇴직 후 업무연관성 등이 있는 곳에 취업을 제한하기로 했지만 현실은 원하는 기업으로 줄줄이 입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직자윤리법을 강화하기 이전부터 이뤄진 재취업이 포함된 수치지만, 그동안 공직사회가 얼마나 무감각 했는지 보여주는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인천 남동갑)이 22일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퇴직 2년 이내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재취업 신고를 한 공직자 총 1046명 중 85명을 제외한 961명(92%)이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10명 중 9명은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한 것이다.

이번 자료의 조사기간은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정부부처와 산하기관 147곳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기간 중 해임은 10건이었고 7건은 퇴직, 소송 중인 것이 1건, 취업 승인은 1건이었다.

부처별로 보면 국방부가 192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찰청 112명, 대검찰청 58명, 국세청 52명, 대통령실 49명, 감사원 33명 등 소위 권력기관이 상위에 올랐다.

이는 조사대상 147곳 중 8곳에서 절반이상(52%)이 재취업을 한 것으로 전관예우에 대한 폐해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퇴직공무원이 가장 많이 몰린 업체는 삼성전자였다. 모두 25명의 고위 퇴직공무원이 재취업했다. 구성원을 보면 경찰청 10명, 검찰청 5명, 외교부·국방부 각각 4명 순으로 많았다. 특히 삼성계열사 17곳에만 무려 88명의 공직자들이 재취업해 사실상 '삼성공화국'을 연상케 했다.

한국우주산업㈜의 경우 13명의 고위 퇴직공무원 중 11명(77%)이 국방부 출신이었다. 한국우주산업은 옛 대우중공업과 삼성항공(현 삼성테크원),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 3사의 항공기부문을 통합한 업체다. 방위산업 전문업체인 LIG넥스원도 모두 10명 중 8명(80%)이 국방부 출신이었다.

안행위 산하 경찰청 출신 고위공무원의 경우 가장 많이 재취업한 곳은 여전히 손해보험사였다. 현대해상보험 11명, LIG손해보험 9명, 동부화재해상보험·롯데손해보험 각 6명 등 손보사에만 47명의 경찰공무원 출신이 재취업했다. 특히 현대해상보험, LIG손해보험, 동부화재는 26명 전원(100%)이 경찰청 출신이었다.

박남춘 의원은 "퇴직공직자의 재취업 심사가 강화됐다고는 하나 영리 사기업체로 재취업하는 관행은 여전하다. 이같은 형식적인 업무처리로는 공직자의 기강 확립과 더불어 민·관유착 방지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태는 공직 기강과 공직 윤리를 약화시키고 사회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저해하는 처사인 만큼 공직자윤리법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엄격한 적용과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bom@newsis.com